언젠가 U의 생일즈음에 다짜고짜 P레코드에 가서 가지고 싶은 씨디를 고르라 한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그녀가 가지고 싶은걸 미리 알고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하고 생각했었다. 지난해였나? 내 생일즈음에 U는 엘러핏제럴드 캐롤 음반을 선물해주었다. 너무나 고맙긴 했지만, 나 그거 있었는데,, 그래서 아마 원래 가지고 있던건 친구 C에게 준걸로 기억한다. 올해 그녀의 생일이 지난 1주일후 우리는 ㄱ다방에서 커피를 나누었고 그녀가 사랑한 도리스 언니 씨디를 선물했다. 돈주고 살수 있는것이 물건이고 음반이긴 하지만 ㅂㅈ에서 우리가 함께 도리스 언니를 들으며 환장할것처럼 좋아했었던때가 있었고, 그때만 해도 씨디는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던 물건이어서 언제쯤 우리가 이 언니를 집에서나 길에서나 들을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렇기때문에 도리스언니 음반 재발매는 우리에겐 여러모로 각별했고, 그것이 마침 U의 생일무렵에 발매가 되서 그녀를 위한 선물인것처럼 기뻤다. (이자리를 빌어 DORIS 음반을 재발매 해주신 빅핑크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한달쯤 뒤 우리는 다시 만나서 정성스러운 점심을 나누고, 약간 추운 홍대 길을 걷다가 그녀가 나를 P레코드로 데려갔다. 가지고 싶었던 음반을 고르라 했다. 마침 입구 가까운곳에 톰아저씨가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하고 있었지만, 왠지 톰아저씨는 내가 직접 구매 해야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휘휘 둘러보는데 그날따라 우중충했던 날씨랑도 잘 어울리면서 포근한 음성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아저씨 이거 머예요?' '아아 이이이거요? 로로 로스코 로오빈슨 이라고 일본에서 재발매 되서 나온거 저희 P에서만 독점 판매하고 있씀미다. 손님 자주 오시니까, 뜯은거 싸게 해 드릴께요' 이렇게 해서 즉흥적으로 한장의 소울 음반이 내 이 어지러운 세계로 들어온 것이다.
사실 소울음악에 대해서는 아는것도 일천하고 음반도 많이 없어 생소하고 낯선 이름이었다. 이것저것 뒤지다보니 처음에 싱글을 체스 레코드(얼마전에 본 캐딜락 레코드에 나왔던 음반사)에서 냈었는데, 별로 신통치 않아 캐딜락을 팔고 본인이 직접 레이블을 설립했다고 한다. 그 이후 That' Enough 란 노래가 크게 성공을 하면서 조금씩 세상에 알려지고 소울음악계에서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처음 음반을 봤을때 동공 촛점이 각기 다른곳을 향한것 같아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각종 blind 밴드들에서 많은 활약을 한것을 보니 약간의 핸디캡이 있으신듯. 아무튼 유튜브 영상을 보면 최근에도 하얀색 정장을 아래위로 말쑥허니 빼 입으시고 열정적인 노래를 불러주신다. 깊고 진하지만 탁하지 않은 음성. 내 귀와 발목을 붙잡아서 U의 지갑을 열게 만들었던 이 음반의 백미 '어제는 갔고 내일은 느므 늦네(+ 두곡더)' 들어보자.
아싸라비아, 횡재했어요.
2010 달력과 씨디 그리고 정성스런 카드를 받고 좋아서 깨춤을 추기 일보 직전이예여.